gogest-eiiaintERKUdGH5eJcB30JA7vhXg 영화 히트맨
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영화 히트맨

by 윤슬ㅇl 2025. 7. 26.

🎬 히트맨: 웃기고 유쾌하지만, 그 안에 아련한 감정도 있다

 

1.액션 코미디의 탈을 쓴 가족 이야기

〈히트맨〉은 겉으로 보면 단순한 코미디 액션 영화다. 전직 국정원 요원이 웹툰 작가가 되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니, 처음에는 그 설정만으로도 우스꽝스럽게 느껴진다. 실제로 영화 초반은 정신없이 웃기다. 황당한 설정, 과장된 연출, 유치할 수도 있는 대사들이 줄줄이 이어지며 관객의 웃음을 유도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단지 웃긴 영화로만 끝났다면 나는 이렇게까지 기억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이 영화는 ‘가족’에 대한 메시지를 은근히 품기 시작한다. 실패한 웹툰 작가로서의 좌절, 가족에게 숨겨온 과거, 딸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아빠에 대한 실망과 애정... 이것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후반부에는 은근한 울림을 준다. 액션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 이렇게 따뜻한 감정을 품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를 단순히 웃고 넘길 수 없게 만든다.

 

2.황정민이 아닌 권상우, 그런데 그게 좋아

개인적으로는 권상우의 출연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라고 느꼈다. 그는 오랜 시간 멜로나 정극, 혹은 진지한 캐릭터로 많이 기억되던 배우였기에, 이런 코믹하고 과장된 역할을 얼마나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그런 우려는 사라졌다. 오히려 권상우라는 배우의 유쾌함과 뻔뻔함이 코미디 장르에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몰랐다. 약간은 오글거릴 수 있는 장면에서도 진지하게 연기해주는 덕분에 오히려 더 웃긴 아이러니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중반 이후 감정이 격해지는 장면에서는 권상우 특유의 진지함이 드러나면서 이 영화가 단순히 웃기기만 한 영화가 아님을 증명해준다.

웹툰 작가로서의 허세, 가족 앞에서의 어색함, 과거를 숨긴 자의 불안함까지… 여러 얼굴을 가진 인물을 꽤 설득력 있게 표현해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B급 감성을 추구하되 끝까지 산만하지 않고, 하나의 온기로 마무리되는 데에는 권상우의 힘이 컸다고 느낀다.

 

3.유쾌함과 진심 사이, 그 미묘한 줄타기

〈히트맨〉은 정말 웃긴 영화다. 때로는 너무 유치해서 어이없는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만화 같은 액션 장면에서는 눈을 굴리면서도 미소를 짓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단지 ‘가볍고 유쾌한 영화’로만 남지 않는 이유는 그 중심에 진심이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된다는 것,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 실패를 반복하면서도 다시 꿈꾸는 용기. 이런 것들은 코미디 안에 절묘하게 녹아 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 가족과의 갈등이 풀리는 장면에서는 생각보다 깊은 감정선이 흘러나와 마음이 찡해진다. 그 장면을 보면서 “이거, 생각보다 진지한 영화잖아?” 하고 스스로 놀랐던 기억이 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웹툰이라는 매체를 통해 전직 킬러의 이야기를 표현한다는 아이디어다. 영화 속 권상우의 캐릭터는 진짜 인생을 웹툰으로 풀어내고, 그 웹툰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결국 자신을 진짜 드러냈을 때 인정받는다는 메시지는, 지금의 나에게도 중요한 울림을 주었다. 나 자신을 얼마나 감추고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


🎯 마치며

〈히트맨〉은 B급 감성, 유치한 유머, 과장된 액션이라는 외피를 입고 있지만, 그 중심엔 ‘가족’과 ‘진심’이 있다. 단순히 웃고 싶은 날 보기에도 좋지만, 한편으론 나와 내 가족을 돌아보게 만드는 잔잔한 울림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영화는 단순한 코미디를 넘어선, 나름의 깊이를 가진 작품이다.

"웃기려고 시작했는데, 눈물이 살짝 났다."
〈히트맨〉은 그런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