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행복을 찾아서 — 나에게 묻는 질문,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가
1.가장 밑바닥에서 시작한 한 남자의 이야기
‘행복’이라는 단어는 늘 우리 곁에 있지만, 실상은 그리 만만치 않은 단어다. 영화 행복을 찾아서를 보며 나는 처음으로 그 단어가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 실감했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마음 깊숙이 울린다. 평범한 가장 크리스 가드너는 의료기기 영업사원으로 생계를 꾸려가지만, 판매는 여의치 않고 가세는 기울어만 간다. 아내와의 관계는 틀어지고, 결국 그는 다섯 살 아들과 단둘이 남는다. 직업도, 집도, 통장 잔고도 없는 상황에서 그는 다시 일어설 기회를 찾아 나선다.
그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이다.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아들과 함께 밤을 보내는 장면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선명히 기억날 정도다. 그 어떤 말보다 절절하게 가슴을 조이는 장면이었다. ‘저게 정말 실화라고?’ 믿기지 않지만, 이 영화는 한 인간이 얼마나 깊은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2. 아버지라는 이름,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
영화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큰 축은 바로 ‘부성애’다. 크리스는 그 어떤 순간에도 아들 크리스토퍼를 포기하지 않는다. 돈도 집도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말한다. 아이를 맡기라고. 위탁기관에 보내라고. 하지만 그는 끝까지 아들과 함께하고자 한다. 어린 아들을 지키려는 그의 눈빛, 행동, 말 하나하나에 ‘진짜 부모’의 무게가 실려 있다. 우리 사회에서 ‘좋은 아버지’란 어떤 모습일까? 이 영화는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답이 되어준다.
특히 인턴 과정 중에도 크리스는 점심도 거르며 전화 영업을 돌린다. 경쟁자들보다 한 통이라도 더 많은 전화를 걸기 위해, 그는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줄인다. 그의 목표는 단 하나, ‘내가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삶’을 찾는 것. 그런 그에게 위로가 되는 유일한 존재가 바로 아들이다. 어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지 않고, 아이의 시선으로 현실을 받아들이는 크리스토퍼의 순수함은 이 영화의 정서를 더 따뜻하게 만든다.
3. ‘행복을 찾아서’… 그 여정은 끝났을까?
영화 제목이 ‘행복을 찾아서’인 이유를 곱씹어 보게 된다. 크리스는 결국 목표했던 증권회사에 취업하고, 그 순간을 맞이한다. 회사에서 손을 내밀어 악수하던 장면, 눈물겨운 승리의 장면.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을. 그는 이제 시작점에 선 것뿐이다. 현실에서는 그 이후로도 수많은 고난과 선택이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끝난 후 마음에 남는 건, 단순한 성공의 미화가 아니라 “행복은 결국 멈추지 않고 걸어가는 사람에게 온다”는 메시지다. 그래서 행복을 찾아서는 동기부여를 넘은 삶의 방향성을 묻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걷고 있는 길이 옳은지,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고 있는지, 그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고 있는지. 수많은 질문을 품게 한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를 볼 때마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고민이나 어려움이 사실은 ‘다 지나갈 수 있는 것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할 용기는 멀리서 오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걷는 과정 속에서 차곡차곡 쌓여간다는 것을 느낀다.
행복을 찾아서는 화려하지 않지만 묵직한 울림을 주는 영화다. 남겨진 메시지가 오래도록 가슴을 두드리는 작품. ‘내가 원하는 행복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은 이들에게, 이 영화를 꼭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