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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트북

by 윤슬ㅇl 2025. 7. 31.

“기억이 사라져도 사랑은 남는다” – 영화 《노트북》을 보고

 

 

1.다시 사랑을 믿게 만든 영화

살다 보면 사랑이라는 감정이 너무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현실은 너무 바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점점 가벼워진다. ‘영원한 사랑’이라는 말은 이제 진부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런데 그런 순간에 《노트북》을 보게 된다면, 잠시 멈춰 서서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된다.

영화는 한 요양원에서 시작된다. 한 노신사가 기억을 잃어버린 한 여성에게 매일같이 어떤 이야기를 읽어준다. 처음엔 그냥 누군가의 이야기 같지만, 곧 그 이야기가 두 사람의 젊은 날에 대한 기록이라는 걸 알게 된다. 노아와 앨리, 서로 다른 세상에 살던 두 남녀가 한 여름 사랑에 빠지고, 여러 장벽을 넘어서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특별한 건 ‘기억’이라는 것이 사라졌음에도 사랑만은 남아있다는 메시지 때문이다. 앨리가 치매로 인해 과거의 기억을 모두 잊었지만, 노아는 매일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랑을 다시 되살리려 노력한다. 이 모습은 너무 애틋하고 아름다워서, 눈물 없이 볼 수가 없었다.

 

2.내게 묻는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런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영화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나는 누군가에게 이렇게 헌신할 수 있을까?’, ‘기억을 잃은 그 사람을 위해 평생을 기다리고 매일 사랑을 되새길 수 있을까?’

노아는 앨리가 자신을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한다. “단 몇 분이라도 나를 기억해주는 그 순간이 있어서 충분하다”고. 그 대사는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어쩌면 진짜 사랑이란, 상대의 반응이나 보상 없이도 지속될 수 있는 감정인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 그런 사랑을 해보지 못한 것 같다. 어쩌면 사랑보다는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데 더 익숙해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영화는 더욱 가슴을 찔렀다. 그들의 사랑이 너무 이상적이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동시에 우리 안의 무언가를 일깨운다. “당신도 이렇게 사랑할 수 있지 않나요?” 하고 말이다.

 

3.사랑은 끝나지 않는다

《노트북》의 마지막은 슬프지만 아름답다. 서로의 손을 잡고 잠드는 노부부의 모습은, 이 영화의 모든 메시지를 집약한 장면이다. 사랑은 나이 들면 끝나는 것이 아니고, 기억이 사라져도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물리적인 존재를 넘어서 마음속에 영원히 남는 감정이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기억되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겠지만,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했던 순간들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언젠가는 다시 나를 기억해줄 수도 있다고 믿고 싶다.

《노트북》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그것은 ‘기억’, ‘기다림’, ‘희생’, ‘진심’ 등 우리가 잊고 살았던 가치들에 대해 조용히 되새기게 해주는 영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누구나 노아처럼 누군가에게 아름다운 기억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꼭 누군가와 함께 해야만 사랑이 있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지켜주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일 수 있다는 걸. 《노트북》은 그런 사랑을 믿고 싶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