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하면서 하루 4시간 일할 수 있는가
아이를 키우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려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현실을 오랜 시간 고민해왔고, 육아하면서 하루 네 시간 일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에 대해 제 생각을 중심으로 정리합니다.
1. 실제 가능성은 직무와 환경에 달려 있습니다
우선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육아를 병행하면서 하루 네 시간 일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가능성은 개인의 직무 성격과 가정 환경, 회사의 제도와 지원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예컨대 결과물 중심의 프리랜스 업무나 원격으로 처리 가능한 전문직의 경우 네 시간의 집중 근무로도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반면 고객 대응이나 현장업무처럼 시간과 장소에 구속되는 직무라면 네 시간 근무로는 업무 연속성과 책임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만난 부모들의 사례를 보면, 단시간 노동을 실현한 경우는 대체로 세 가지 공통 조건이 있었습니다. 첫째, 업무 성격이 명확하고 결과로 평가되는 업무였습니다. 둘째, 집 안에 육아를 함께 도와줄 수 있는 신뢰 가능한 돌봄망이 존재했습니다. 셋째, 고용주가 유연근무제나 탄력근무제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었습니다. 이 세 가지가 결합되면 네 시간 근무도 안정적으로 돌아갑니다.
반대로 실패 사례를 보면 대부분 돌봄 공백이나 회사의 불완전한 제도 탓이었습니다. 형식적으로만 유연근무가 허용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주요 회의 시간에만 근무하면 안 된다는 식의 문화적 제약이 있는 조직에서는 네 시간 근무가 형식적 허용에 그칩니다. 저는 이 점에서 제도적 장치뿐 아니라 조직 문화의 수용성이 핵심이라고 판단합니다.
2. 가족과의 협업이 핵심이며 현실적 전략이 필요합니다
육아를 병행하며 하루 네 시간 일하려면 무엇보다 가정 내 협업이 필수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혼자 다 해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버리는 것이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우자와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부모나 친인척의 도움, 지역 사회의 보육서비스를 현실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오전 네 시간 집중 근무를 하고 오후에는 육아 전담 시간을 갖는 패턴을 만들려면 아침과 저녁 시간에 아이를 안정적으로 돌봐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또한 돌봄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이 발생하므로 경제적 계산도 중요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단시간 근무를 선택할 때 총소득의 감소뿐 아니라 돌봄 서비스 비용과 심리적 에너지 소모까지 고려해야 실효성 있는 선택이 됩니다. 육아휴직에서 복귀하면서 바로 하루 네 시간 근무를 선택하는 경우에는 수입 감소가 가계에 미치는 영향을 배우자와 사전에 투명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저는 이러한 논의가 없으면 단시간 근무는 장기 지속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봅니다.
업무 측면에서는 시간 단축을 위해 업무 우선순위를 재정비하고 불필요한 회의와 보고를 최소화하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집중 시간 블록을 만들어 이메일과 쪽지에 대응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핵심 성과를 내는 데 전력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소통은 더 자주하지만 짧게 하는 습관을 들이면 팀원들과의 신뢰를 유지하면서도 시간 압박을 줄일 수 있습니다.
3. 회사 제도와 사회적 인식 개선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개인이 모든 부담을 지고 하루 네 시간 근무를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제도와 사회적 인식의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회사 차원에서는 유연근무제, 부분 재택근무, 탄력적 출퇴근 제도 등을 법적 요건을 넘어 실무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단시간 근무자에게도 경력 단절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승진 및 교육 기회를 공평하게 보장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제가 보기에 단시간 근무자의 경력 보호는 그들의 지속가능한 노동 참여를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입니다.
사회적으로는 ‘원래 풀타임만이 성실한 노동’이라는 관점을 바꾸어야 합니다. 저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부모들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기업들도 제도를 더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된다고 봅니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 돌봄 서비스를 확충하고 탄력근무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촉진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개인의 선택 여지가 넓어지고 하루 네 시간 같은 다양한 근무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 개인적인 조언을 드리면, 하루 네 시간 일을 원한다면 스스로의 업무 효율을 측정하고 시험 운영을 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3개월 단위로 실험해보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실험 기간 동안 직무 성과와 가정의 만족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필요 시 조정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감정에 휩쓸려 급작스레 선택을 하는 일을 피할 수 있고, 현실적인 지속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육아하면서 하루 네 시간 일하는 것은 개인의 의지로만 되는 일이 아니며 직무 특성, 가정의 돌봄망, 회사의 제도와 사회적 인식이 함께 맞물려야 가능한 선택입니다. 저는 개인과 조직이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타협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근무 모델을 실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할 때야 비로소 육아와 일의 균형이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방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