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4 영화 히트맨 🎬 히트맨: 웃기고 유쾌하지만, 그 안에 아련한 감정도 있다 1.액션 코미디의 탈을 쓴 가족 이야기〈히트맨〉은 겉으로 보면 단순한 코미디 액션 영화다. 전직 국정원 요원이 웹툰 작가가 되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니, 처음에는 그 설정만으로도 우스꽝스럽게 느껴진다. 실제로 영화 초반은 정신없이 웃기다. 황당한 설정, 과장된 연출, 유치할 수도 있는 대사들이 줄줄이 이어지며 관객의 웃음을 유도한다.하지만 이 영화가 단지 웃긴 영화로만 끝났다면 나는 이렇게까지 기억에 남지 않았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이 영화는 ‘가족’에 대한 메시지를 은근히 품기 시작한다. 실패한 웹툰 작가로서의 좌절, 가족에게 숨겨온 과거, 딸의 시선에서 느껴지는 아빠에 대한 실망과 애정... 이것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후반부에는 은근한 .. 2025. 7. 26. 영화 기생충 1.경계를 허무는 이야기: ‘계급’이 아니라 ‘공간’의 문제 영화 〈기생충〉은 단순한 ‘부자 대 가난한 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말하는 ‘계급 갈등’이 이 영화의 핵심일 수는 있지만, 그것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공간의 위계입니다. 반지하와 언덕 위 고급 주택이라는 공간 배치는 계급을 보여주는 상징이자, 물리적으로도 위아래를 갈라놓는 장치로 작용합니다.특히 눈에 띄는 것은 등장인물들이 같은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 살고 있음에도 서로의 세계에 대해 거의 아무것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마치 다른 차원의 생명체처럼 서로를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은, 단순한 경제적 차이를 넘어선 인간성의 단절을 드러냅니다.봉준호 감독은 이런 구조를 통해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 사회의 진짜 경계는 어디에 존재하는가?.. 2025. 7. 26.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죽음과 삶 사이에서 피어난 진심 1.“죽고 싶다는 사람과 살고 싶지 않다는 사람의 만남”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2006)은 공지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여, 이내 마음을 사로잡는 진중한 주제를 섬세하게 다루는 작품입니다. 윤종찬 감독이 연출하고, 강동원과 이나영이 주연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이 어떻게 서로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며, 생에 대한 의미를 되찾아가는지를 깊이 있게 풀어냅니다.줄거리는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의 결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삶에 대한 의지를 잃은 전직 피아니스트 ‘문유정’과 사형수 ‘정윤수’가 교도소 면회를 통해 만나게 되며, 이들은 각자의 트라우마와 절망을 나누는 가운데 점점 ‘살고 싶은 .. 2025. 7. 23. 영화 의형제 영화 의형제: 경계를 넘은 두 남자의 이야기 1. ‘적과 형제가 되는 순간’에 대하여2010년 개봉한 장훈 감독의 영화 의형제는 남북 간의 긴장과 대립을 전제로 하지만, 그 위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탑재한 작품이다. 전직 남한 정보요원 ‘한규’(송강호)와 북한 공작원 ‘지원’(강동원), 이 두 인물은 본래 ‘적’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서로를 견제하며 점차 신뢰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형제 이상의 감정을 형성해간다. 단순히 정치적인 대립이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서 가까워지는 모습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다.우리가 흔히 국적과 이념, 배경이라는 틀로 사람을 바라볼 때, 그 이면에 있는 ‘사람 그 자체’를 놓치기 쉽다. 영화 의형제는 그러한 편견의 벽을 깨뜨리며, 진짜 중요한 건 서로의 .. 2025. 7. 23. 영화 두근두근 내인생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인생의 무게를 아이가 먼저 느껴야 한다면 1.너무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르프로거리아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사실적인 감정과 현실의 무게를 담고 있는 영화다. 극 중 '아름'이라는 주인공은 단지 17세이지만 몸은 80대 노인처럼 늙어가는 병을 앓는다. 이 병은 ‘조로증(아르프로거리아)’이라는 희귀병으로, 시간보다 빠르게 생명을 소모해가는 아이의 삶을 보여준다.많은 청소년 영화들이 '성장'과 '첫사랑'을 중심에 두는 반면, 이 영화는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소년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아이가 늙어가는 것보다 더 슬픈 것은, 그 아이가 이미 세상의 쓴맛과 기쁨, 원망과 이해를 다 겪어버렸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름이 .. 2025. 7. 22. 영화 늑대아이 영화 '늑대아이' – 성장과 사랑을 그리는 따뜻한 판타지 드라마 1.현실과 환상이 만나는 곳, ‘늑대아이’의 세계관《늑대아이》(원제: おおかみこどもの雨と雪)는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 호소다 마모루의 작품으로, 인간 여성과 늑대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두 아이의 성장과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드라마입니다.영화는 도쿄에서 대학을 다니는 평범한 여대생 ‘하나’가 늑대인간 ‘그’와 사랑에 빠지면서 시작됩니다. 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는 각각 ‘유키’와 ‘아메’라는 이름을 갖고 있으며, 두 아이는 인간과 늑대의 정체성을 동시에 지니고 태어납니다. 남편을 잃고 홀로 남은 하나는 두 아이를 지키기 위해 도시를 떠나 외딴 시골로 이주하고, 그곳에서 인간으로서, 엄마로서 고군분투하며 아이들을 키우는 이야기가 .. 2025. 7. 21. 이전 1 2 3 다음